'영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6/04/27 억겁의 시간 (4)
  2. 2005/03/15 빌려주느니, 선물하는게 낫다. (2)
  3. 2005/01/12 진실한 사랑의 존재. (2)

억겁의 시간

불교에서는 시간을 세는 단위가 너무나도 광대한것 같다.
당연할까, 그 종교는 '윤회'를 기본테마로 하고 있으니깐 말이야.

하늘에 살고 있는 선녀가 있는데 천년에 한 번, 지상으로 목욕을 하러 내려온다고 합니다.
못 근처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선녀가 내려올때마다 그 옷깃에 스칩니다.

그 커다란 바위가 선녀의 옷깃에 스쳐서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 한 겁입니다.

한 겁이라는 시간이 이렇게나 엄청나게 길다면...
억겁이라는 시간이 가지는 의미는 대체 얼마나 긴걸까.

사람은 아주 오래 살아봐야지 120년 정도 생명을 이어갈수 있다.
120년이란 시간은 '한겁'에 비해보면 정말 새발의 피도 안될만큼 짧은 시간인데...
하물며 억겁이라 불리는 시간의 무게는 하찮은 인간이 생각할수조차 없을만큼 넓고, 크고, 광대해서 두렵기까지 하겠지.

....
사람들은 '영원'이라는 말을 너무 좋아하는것 같다.
내가 살아 숨쉬는 시간을 '영원'이라고 생각해버리는것 같다.

사랑을 고백할때면 '영원히 너만을 사랑할게' 라는 말을 참 많이 하지 않던가..

나는 그런 말이 싫다.
영원의 무게를 자신의 열정과 바꾸고 싶을만큼, 상대를 사랑한다고, 그걸 알리고 싶어서 그런 말을 한다는걸 모르는건 아니다.

하지만 왠지 싫다. 영원이라는 말은 함부로 사용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남녀간의 애정에 '영원'이라는 말이 사용하는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거든.
내 나이가 아직 어려서 그런가...

젊은애들은 연인관계가 되어 '영원히 사랑할게' 라는 말을 수없이 주고받다가 보통 세달정도 지나면 시들한 감정으로 지내다가 헤어져버리지 않던가.
(물론 그러지 않는 경우도 많다만... 사귀기 시작했을 시절의 '영원히 사랑할게' 의 느낌이 몇달이 지난뒤에도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거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참 '영원'이란 시간을 좋아하는것 같다.

'영원을 맹세하는 다이아몬드'
'세상에서 변화가 가장 적은 원소, Pt(플래티늄, 금보다 두배 비싼 금속, 결혼예물로 쓰인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유리병 속에 담은 장미'
'금물을 입힌 사랑의 장미'


'영원'이라는 가질수 없는 시간조차 소유하고 싶어라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상품들.

저런 선물을 받으면.. 그 사람의 정성에 고마워 해야 하는건 당연하지만..
과연 기뻐해야 되는걸까?

꽃이 아름다운건 그것이 언젠가 시들것이라는것을 알기 때문이다.
시들면 안타까울것을 알고 있기에 그 꽃이 지금 존재하는걸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
꽃처럼 예쁘게 활짝 피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으면 시들어버릴 섬세한 감정이라는걸 알고 있으니까.
지금 사랑하고 있는게 감사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꽃이 시들어버렸다고 해서 슬픔에 잠겨버리는 사람은 없다.
내년이 오면 다시 그 꽃이 피게 된다는걸 알고있으니까 말이야.

사랑도 마찬가지겠지.
가라앉는 때가 있으면 언젠가 다음 봄에 다시 피어오를때가 올거야.

진짜 사랑한다면 지금의 감정을 정말로 소중하게 생각하고,
앞으로 변화해 갈 사랑의 모양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게 좋은쪽이든 나쁜 쪽이든 말이야...

언제까지나 '그런 두근두근한 상승된 느낌' 이 지속되는게 아닌데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고, 그런 느낌을 '영원히 간직하기를' 원하니까...
그게 아니니까 연애의 기간이 짧아지는거지...

계속해서 흐르고 있는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고 영원이란 말을 꺼내니 연애기간이 짧아지지...
그런...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감정의 변화를 인정하는게 올바른 사랑법 아닐까.

어느 한 순간만을 붙잡아 둔다고 해도 시간의 흐름을 막을수는 없는데...
그 시절의 감정을 오래도록 기억하는데는 사진정도면 충분해...

억겁의 시간을 가두어 '영원'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지 마...
당치도 않을뿐더러 가능하지도 않은거야 그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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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주느니, 선물하는게 낫다.

물건을 빌려준다는건 역시 별로 내키지 않는 일이다.
다른사람이 내가 사용하던 물건에 실수로라도 흠집을 내면 기분이 굉장히 나빠지니까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에 ''소공녀''란 책을 스스로 구입한적이 있었다.
지경사에서 나온거. 만화같은 그림으로 표지에 세라가 환하게 웃고 있는 표지의 책이었다.
그 책을 너무나 좋아했던 나는 몇번을읽고 학교에까지 가져가서 읽곤 했는데 클래스 메이트 하나가 그 책을 빌려달라고 그랬었다.
너무나 아끼고 소중해라 하는 책이었는데 도저히 그 부탁을 거절할수가 없었더랜다.
할수 없이 울며겨자먹기로 내가 제일 소중해라 하는 책을 그애에게 빌려주고..
3일뒤에 그 책을 다시 돌려받을수 있었다.
1년넘게 소중하게 다루어서 흠집하나 안 나있던 귀중한 책에
걷표지..하드커버였는데 눌린 자국과 긁힌 자국이 굉장히 많이 생겨있었다.

빌려주지 말걸...
부탁을 제대로 거절하지 못했을때 받게 되는 손해에 대해 깨닫게 된듯했다.
그 친구도 분명히 일부러 그러진 않았겠지.
동생, 자기 막내동생이 책을 가지고 놀다가 그런 생채기를 만들어 냈다고 이야기 해줬다.
이해해야지 하고 생각했다만... 그 후론 그렇게 애정을 가졌던 책이 서서히 싫어져버리더라.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지금도 마찬가지가 아닐려나 모르겠다.
손상을 입히는건 빌려간 사람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긴 하지만 소중한 물건을 빌려줄때라면 그런 각오까지 해야 되는거구나...하고. 왠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아, 돈이 있다면 새로운 물건을 사서 아예 선물해버리면 모를까, 내가 사용해 오면서 내 향기를 묻혀온 물건을, 소중히 해온 내 소지품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빌려주기가 싫다.
흠집이 아니래도 언젠가 돌아왔을때 내가 소중하게 느꼈던 느낌이 조금이라도 손상되버리면 너무나 슬플것 같다.

나누어 쓰는것과 빌려주는것은 다르다.
정말 다르다.
너무나 소중한 보물같은 물건은 빌려주면 안되는거라는걸 느꼈다.

PS, 그래, 그렇게 소중한 물건이라면 '선물로 주면'되는거다.
내가 그 물건을 너무나 많이 소중하게 아낀다는걸 알려주고 그런 소중한 물건을 너한테 맡기니, 너도 내가 했던것처럼 소중히 다루어 달라고.

그래. 그런게 진짜 선물이지 싶다.
가게에서 슥슥 사다 주는것보다는...내가 간직했던 소중한 물건을 소중하게 사용했던 마음과 함께 담아 주는거야 말로 선물중에서도 최고레벨을 줄 수 있겠지.

영화나 드라마, 소설같은데 보면 자주 나오지 않든가.
남자주인공이 어머니의 유품이라면서 목걸이나 반지를 꺼내주는 장면.
자신의 운명의 여인이었던 어머니가 남긴 물건.
다시는 구할수 없을 물건을 그녀에게 전함으로서 소중히 해주기를 바라는...... 글세, 그 반지나 목걸이는 어째 '족쇄'에 가까운 의미려나;

선물을 준다...는 의미보다는 이 물건과 함께 언젠가 다시 내 운명의 여인이 되주지 않겠니? 란 의미를 내포하는거니까...

아, 엉뚱한데로 이야기가 빠졌네 -_-

아무튼 -_-; 그러니까 사용하던 물건을 선물 받은 경우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거다.
그사람의 기억, 정성, 소중하게 다루어졌던 추억이 고스란히 남은 물건이니까.
원래 주인에게 있었을때만큼 소중하게 다뤄줘야 하는게 당연한거다.
영원히 빌려준 물건이니까. 소중했던 물건이었을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선물을 해놓고 나서는 언젠가 다시한번 그 물건의 상태를 보고 싶어라 할거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었을때만큼 그 물건이 사랑받고 있는지를 섬세하게 살필거다.

그게....그게 '선물을 줌'에 의미가 아닐런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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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사랑의 존재.

나는 아직도 진실한 사랑의 존재를 믿는가보다.
여자애한테 차였다는 남자애랑 이야기를 했다.
가벼이 아는사이야. 뭐랄까...
내가 그랬던게 생각나서 이거저거 물어봤다.

.......
.........

'사귀는것'은 싫어. 친구하면 되잖아.
언젠가 헤어질걸 전제하고 연애를 하다니.

'영원하자'라고 말하는건.
정말 그러고 싶어서인거잖아.
영원하지 못할거라는걸 알면서 '영원하자'라고 말하다니.

그래놓고 헤어지면.
그 '영원하자' 라고 했던 대사는 어디로 가는데.
사랑은 의지야.
감정에 이끌려 만났다가, 감정의 흐름이 끊긴다고 해서 모든게 정리되버리는건 아니라고.

그러니까, 저 말은 아주아주 무거운 말이라고.
저 말을 가벼이 사용하는 사람은 신뢰하고 싶지 않아.
마음이 극에 달하면 무슨소리든 못하겠어.
하지만 그걸 자제하고 참고. 가슴에 담거나 노트에 적을수도 있잖아.

정말 그럴수 있는 상황일때.
그때에 무거운 말을 잔뜩 하라고.
결혼하기 전엔 그렇게 '사랑해, 영원하자' 라던 사람들이
결혼하고 나서 얼마나 자주'영원하자' 란 소릴 했을까.

....하기사 뭐. 부부란거도 계약처럼 종이 한장으로 남남이 되는데.
그런 형식조차 없는 '연인'이라는게 얼마나 '영원할수'있을까.

....근데 내가 과연 저 말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나 한건지 원.
(자조적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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