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활자중독이야!

넌 활자중독이야!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나는 활자중독인가?
를 곰곰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메모해놨다 '활자중독이 되면 활자에서 얻는 감동이 줄어들까?'

'중독'이라는 단어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그리 곱지 않은걸로 미뤄보아 좋은건 아닐지라.
예전에 길을 걷다가 왜 그렇게 표지판 글자를 읽어대냐는 핀잔을 들은적이 있었다.

아아. 그게 어쩌면 활자중독의 양성증성이었겠구나...
표지판의 글씨를 읽지 않으면 불안했으니까.
불편한 시간을 견디는 방식으로 글자를 읽는걸 선택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때 이후로는 딱히 불안증에 시달리기 때문에 글자를 집착적으로 읽은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_-;;

나는 읽는다는 행위를 참 좋아하긴 한다만, 그것을 담고 있는 매체의 내용을 배제하고 읽는 활동 그 자체에 집착하고 있는것은 아닌듯 하다.

활자중독에 대해 다룬 글 몇개를 읽어보니...; 임상증상이 나랑 비슷하길래
쫌 흠칫 -_-; 했다.

1. 화장실 갈때 책 없으면 못간다
- 이건 뭐;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 -_-; 오죽하면 새로 설계되는 아파트 화장실에 잡지꽂이까지 일부러 만들어 놨겠어, 응?
2. 그게 없으면 치약이나 화장지에 적인 깨알같은 글씨라도 안 읽으면 못 배기거나
- 해봤다
3.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책을 펴고
- 아니, 이건 좋은 습관 아니던가? ....근데 확실히 이게 좋은 습관이라면 다들 책을 펴고 있었겠지. 나만 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걸 고려해보면 긍정적인 활동은 아닌가보다
4.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에서 3시간 이상 서있는다
- 내가 보고싶은 책을 고르기 위해 헤매는 시간조차 활자중독으로 폄하하다니 이건 -_-...
5. 책냄새를 다섯가지 이상 구별할수 있다
- 열가지라도 가능하다 -_-; 솔직히 이거 싫어하는 사람 몇이나 될까
6. 시골할머니 댁에 가서 읽을게 없어 농약사용법이나 축산신문등을 읽은적이 있다
- 응. 비료 푸대에 적혀 있었던 설명 문구랑 경운기 공구함 설명서 까지
7. 집을 떠나게 될때 가방에 책을 챙긴다
- 읽을수 없는 상황이 될것이라는것을 알면서도 갖고간다. 갖고 있다는것으로 마음이 든든해진다. 근데 이것 역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법한 행동...
8. 서핑중독 증세도 있다
- 그러다가 보이는 글들을 읽어가면서 관심의 폭을 넓히고.. 그러는거지
9. 밥먹을때 책을 읽는다
- 초등학교시절, 급식실에서 이러다가 담임한테 혼났다.
혼자 밥먹을때라면 식당에서도 책을 꺼내거나 신문을 읽는다.
10. 밤에 이불뒤집어 쓰고 책본적 있다
  - 여비서 왕빛나와 함께. 역시 초등학교 시절
11. 시험전날 딴책본적 있다
- 시험보기 10분전까지 추리소설 읽은적 있다
12. 지하철 노선도나 버스노선도가 참 재미있다
- 안재밌나;? 내가 길치라 그런가 -_-;;; 무진장 흥미롭던데
13.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본적 있다
- 솔직히 이거 안해본 사람 몇이나 될꼬.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14. 신문 광고지 다 읽은적 있다.
- 광고지에 나오는 화사한 가격러쉬가 나를 읽지 않고 못배기게 만들더라. 같은 맥락에서 쇼핑카달록도 꼼꼼하게 다 읽어본다)
15. 주식시세를 싹 읽어본다
-...는 아니고, 어린시절 벼룩시장 전부 다 읽은적은 있다. 요새도 가끔...
16. 길가에 간판을 소리내어 읽어본적 있다
-위에서 설명했었지
17. 전문잡지나 금융상품 안내서도 잘 읽는다
- 물론! 이거만큼 재밌는게 또 있을까. 은행가면 금융상품소개, 안경점 가면 안경전문 잡지, 병원가면 의약품 안내전단, 아무튼 내가 처하게 된 공간에 '읽을수 있는 종이'가 있으면 주의깊게 본다.
18. 맞춤법에 민감하다
- 이건 아니다!(...) 블로그에 글 쓸때 오자 체크 해본적 한번도 없다(....반성해야되나)

어째서 '활자중독'이 부정적인 단어로 받아들여져야 할까
활자중독은 나쁜 말이 아닌데.
강박증의 임상증상의 하나로 나타나는게 활자중독이라면 모를까, '활자중독'이라는 강박증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믄 끼치지 절대 해를 끼치는 활동은 아닌거 같다 -_-;
정신병은 언제나 '정도'의 문제라고 그러니까... 뭐. 불안하다는 느낌없이 책을 읽을수 있다면 긍정적인거 아니겠냐..... 이말씀.

병으로 판단되는 활자중독의 이면에는 잊어버리고 싶은 기억이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것들, 마음의 공허한곳을 채우기 위해 책을 읽거나, 괴로운 기억이 의식의 전경으로 떠오르는걸 막기 위해서 책을 집착적으로 읽게 되는것이라 하더라. 그게 아니라면 mp3라도 들어야지 마음이 편해진다거나...

음... 근데 정말 귀에 뭔가를 꽂고 사방에서의 소리를 차단하면 불안함이 사라지고 좀 더 용감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더라. 근데 이건 나만 그런걸까? 그런건 아닐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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