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소설을 읽고 나서 리플을 달아주신 분들께서, 대부분 먼저 접했다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
투르게네프의 첫사랑이, 여성심리를 묘사하는데 최고라 정평을 받고 있다.. 했다만, 나는 타나베 세이코의 손을 더 높게 들어주고 싶다.
4층 멀티실에서 영화검색을 해봤다.
별 뜻은 없었다.
근데... '메종 드 히미코' 가 있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이후로 이누도 잇신이 메가폰을잡은 영화.
그렇다면...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도 있겠지.
그래서 영화를 봤다.
내가 소설을 먼저 접했던게 영향을 끼쳤을까.
영화에서는 커다란 감동을 느끼기 힘들었다.
츠네오와 조제를 '연기'하는 배우들에게서 내가 책을 읽으며 캐릭터에 느꼈던 애정어린 감상들이 전혀 묻어나오지 않았다.
아쉬워라...
츠네오는 너무 애같고, 조제는 너무 어른스러웠다. 소설이랑 반대잖아.이거.
츠네오의 대학친구들이 등장하는것도 눈에 거슬렸다.
영화의... 재료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선택한 장치였을테지만,
내가 보기엔 두사람의 이야기에 필요없는 요소를 너무 많이 끼워넣은거 같은 느낌이었다.
제일 탐탁치 않았던것은 츠네오의 여자친구였다.
나중에 다시 만나고 헤어지게 되는 과정을 끼워넣기 위한 억지복선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최악-_-)
부모님에게 허락을 받으러 가는 츠네오도, 어울리지 않았어.
그냥 둘이서 행복하게 살았다, 로 끝나야지 타나베 세이코스럽지. 왜 가족을 끌여들여 조제에게 괴로움을 맛보게 만들었더란 말이냐. 나쁜놈 -_-.
영화는 소설의 분위기와는 달랐다. 확실히.
소설에서 전하고자 하는바가 영상으로 옮겨지면서, '감독'의 테마가 '작가'의 테마를 뛰어넘는건 당연한거다만...(그럼으로서 한발짝 더 도약하는 영화가 될수도 있고, 소설이 될 수도 있다만.....)
대사.. 딱 두가지만 기억에 남는구나.
'솔직히 네 무기가 부러워'
'그렇다면 너도 다리를 잘라'
랑.
'눈을 감아봐. 뭐가보여?'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거기가 내가 살던 세상이야. 그런데 츠네오를 만나서 거기서 나올수 있었고, 다시는 돌아갈수 없을거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런게 다 무슨소용이야'
세상을 등지고 자포자기한 쿠미코의 심정은 영화쪽이 훨씬 더 잘 표현하고 있었다만...
그건 소설에서의 난폭하고 제멋대로인 조제와는 달랐다. 기왕 소설속의 여자라면 그런게 더 멋지잖아.
영화에 나오는 조제는 성격만 보자면 나랑 비슷하다고 해도 별 무리가 없을정도.-_-
소설에서의 리얼하고 박진감 넘치는 욕쟁이 연기를 기대했거늘. 휴...
그러한 연유로 메종 드 히미코는 그냥 안보고 넘어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