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
DIARY/think it 2006/01/25 19:23
내가 어릴적 정말 가지고 싶어했던 물건이 한가지 있었다.
손목시계.
손목시계가 있다면 바깥에서 놀다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을 정확하게 알고 돌아올수 있을테니까.
그래서 손목시계가 너무나도 가지고 싶었었다.
하지만 내가 어릴적에 집안 형편이 그다지 여유롭지가 않았고...;
그래서 가지고 싶어라 하던 시계는 내가 가지고 싶어라 한지 꼭 1년만에 가질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용 시계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분홍색 싸구려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줄에 연한 분홍색 시계침이 너무나 예뻐보였었다.
그래.. 그때부터 분홍색이 좋아진건지도 모르지.
그때 나는 그 시계를 너무나 좋아라 하면서 온 동네에 자랑하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 차고 좋아라 돌아다녔었다.
뭐,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_-;;;;
하지만 그 싼 값에 사온 시계가 방수가 될 턱이 없었고, 물놀이를 할때도 시계를 차고 들어갔던 그날, 시계속에 물이 들어가버렸고, 그로인해 며칠간 시계를 차고 다니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나 바랬던 시계였던지라 시계 알맹이는 계속 사용하면서 시계줄만 바꾸기를 몇해.
초등학교 2학년때 구입했던 싸구려 손목시계를 중학교 1학년때까지 차고 다녔다.
하하 -_-;
그런 애정이라면 지금까지도 손목시계를 몸에서 떼어놓지 않아야 맞을텐데...
중학교1학년 체육대회때 땡볕 아래서 응원을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손목시계를 찻던 자리만 하얗게 남고, 팔이 시커멓게 타버려서 -_-;;;
그 때 이후로 시계를 아쉽지만 떨어뜨려 놓고 산지 6개월쯤이었던가,
그때 이후로부터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몇해동안은 시간을 제대로 몰라 약간 헷갈리는 일이 5년 정도; 지속되었으나.. 뭐, 중고등학교 시절은 학교안에 있는 커다란 시계하나로 충분했으니까.
대학교에 들어오면서부터는 핸드폰 시계에 의존해서 살게 되었다.
시간... 나한테 시간(시계)는 그런 의미였다.
그래서 막내동생이 손목시계가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무렵, 나는 생각했었다.
나처럼 시간이 알고 싶은거구나. 그래. 내가 하나 사줄까?
해서 시계방을 찾았는데... 녀석이 원했던것은 아날로그 시계가 아니라 '디지털'시계였다.
내가 어릴적 디지털 시계는 산악인들이나 사용하는 물품으로 -_-;;
도무지 어린이들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되었었고, 월급을 받지도 않는 내가 구입하기에도 만만찮게 비쌋던 터라 -_-;;;;
시계구입을 미루게 되었었다.
한데...
그해 겨울, 시내에 나갔다가 예뻐보이는 패션시계를 5000원에 팔고 있는것을 봤다.
막내가 전자시계를 원했었다는것도 깜빡 잊어버리고 -_-;;;
싼 값에 시계를 팔고 있었다는것에.
그리고 내 어린시절 향수에...
구입하게 된게 바로 저 손목시계다.
내가 손목시계에 가졌던 애정만큼이나 막내도 시계에 애정을 가지겠지.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남자아이라 그랬을까,
귀찮아서 시계를 안 하고 다니게 되었단다.
시대에 따라 애들이 달라진걸까,
아니면 내가 어렸을때처럼 시계를 아끼는 마음을 막내가 가지기를 바라는게 욕심인걸까 -_-;
아무튼, 시계는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