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 바르다 감독의 영화
영화보기와 읽기, 란 수업시간에 본 영화였다
프랑스 영화라면 무조건 거부반응을 보였었다. 이유인즉슨, 프랑스 영화 치고 재미있었던게 하나도 없었던지라 -_-;
제목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프랑스 영화 몇편과 함께 아그네스 바르다 감독의 영화를 보게 되었다.
제목은 글래너..어쩌고 저쩌고.
좀 긴데... 그래도 한번 읽어볼래요;;?
영화는 글래너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알리는것부터 시작해 나간다. '줍는이'
감독은 '줍는다'는 행위를 통해 서서히 의미의 영역을 확장시켜 나감과 동시에, 착실히 그 '줍는 행동'에 대해 촬영하고, 보여주는것도 잊지 않았었다.
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는 영화였는데, 주제로 다룬것은 글래너 하나뿐이었지만 그 글래너들의 줍는행동을 용인하는 프랑스 사회의 모습과, 그들과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해 '일부러 남기는'모습을 볼수 있었던것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사람이었더라면 싹싹긁어서 국물도 안남겼을텐데, 프랑스 사람들은 그네들의 철학에 따라 서로 함께 더불어 살도록, 자신이 가진것을 함께 나누는 모양을 볼수 있어서 특이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렇게 나누는 모습만을 보여주기 위한것이 감독의 의도는 아니었다.
시대적으로 변화해온 줍는이들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그들의 법적인 지위에 대해서도 잊지 않고 자주자주 언급해주므로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자 했었다.
영화가 궁극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메세지는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인해 남겨지는 것들과, 그 나머지들이 제대로 처리 되지 않아서 버려지고, 그로인해 다른 생물들이 피해를 입는 모습을 전하고자 한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것을 말하기 위해 공장지대와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주거지역을 비춰주며 그들의 삶을 비교하며, 그 속에 남아지는것들은 어떤식으로 처리 되는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것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봤던 사람은 시장이 선 뒤 먹을것을 줍기 위해 먼곳에서 파리까지 오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게 부실한 먹거리를 먹고, 궁상스럽게 음식물을 주워먹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랴, 라고 생각했는데, 야학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가르치는 사회적으로 득이 되는 좋은 일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철학이 확실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정말 멋스러워 보였다.
역시나 거리생활을 하는 사람이었지만 장화를 신고 거리를 배회하며 먹을것을 주워먹으며 자신이 살아가는 철학을 아주 즐겁게 생각하던 그 남자도 대단한것 같았다.
이 두분 외에도 감독과 인터뷰를 한 글래너들 중에서는 자신이 남은 음식을 주워먹고 있다는 데서 보여지는 수치심 같은것을 전혀 찾아볼수 없었다.
오히려 음식에 찍힌 유통기한 문구는 그 음식이 진정 상해서라기보다, 그 음식을 생산하는 회사가 생산 체계를 빨리 움직여서 많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것이라고 까지 말하는 글래너도 있었다.
글쎄, 내 생각엔 저런 면도 기업에서 고려하고 있겠지만, 그것보다 더 큰 목적은 혹여나 상한 음식을 먹게 되었을때 회사의 이미지 추락과, 그 음식을 먹은 사람에 대한 손해배상보다 새로운 식품을 찍어내는데 비용이 더 적게 들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글래너들에 대한 사회적 용인은 나로 하여금 문화적 차이란 이런것이구나... 하고 느껴지도록 했고, 프랑스를 제외한 다른나의 '줍는이들'에 관한 시선에 대해 궁금하게 만들었다
프랑스에서는 그 사람들 개개인이 가진 철학을 존중해주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은것이 멋진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신념을 향해 살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가..
다른 생물들에게 넘기기만 했었던 '주워서 남김없이 하기'와 '청소'에 관한것을 인간도 함께 부담함으로서 정말 인간과 동물이 함께 더불어 산다는것이 어떤 느낌인가 알게 해준 좋은 영화였다.
하지만, 한가지 걸리는건,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먹는 음식이긴 하지만 그렇게 먹어도 영양적 효과는 얼마나 있을까, 하는게 의심스러웠다.
음식이란건 엄선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서 최대한 빠른 기한내에 소비해야지만이 최상의 맛을 느낄수있는것일텐데... 더군다나 미식가의 나라라는 프랑스에서 '주워먹는 이들'이라니;
글쎄.. 영화는 '최상의 맛'이란 사치 대신에 자신의 철학쪽에 더 큰 무게를 두자고 선택한 소수국민들의 '멋진삶' 에대한것도 보여주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바람이 불고 흐린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이삭을 줍느라 정신없는 아낙의 모습을 그린 작자 미상의 그림을 박물관 안에서 꺼내와 외부에서 촬영하는것을 보여준다.
그 장면에서 보여주고자 했던것은 시대가 아무리 변하더라도 이삭을 줍는 사람들은(글래너들은) 사라지지 않을것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것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