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양철북
감독 폴커 슐뢴도르프 (1979 / 독일)
출연 마리오 아도프, 데이빗 베넨트, 카타리나 살바흐, 안젤라 뷩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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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그라스의 양철북.
하루는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에서 DVD 염가 판매 광고하는 게시물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3000원 근처로 염가로 빠지는 DVD 들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 감명깊게 봤던 영화 뭐 없을까... 하고 뒤적뒤적 하다가 이 양철북과 연인을 발견했죠. 구입을 고려 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배송료가 너무 아까워서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꺼냈다가를 반복하고 잊어버렸죠 -_-;

그리고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 우연히 들렀던 교보에서 연인dvd를 그 인터넷 염가의 가격으로 구매할수 있었습니다 ^_^ 그래서 양철북은 잊고 있었죠. 사실 구매를 심-_-각히 고려했던게 그 DVD를 소개하는 문구 때문이었다만.. 뭐 그건 지금에 와선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

양철북은 동명의 소설을 모태로 합니다. 귄터그라스란 분이 쓴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네요. 지금에 와서는 노벨 문학상의 가치가 보다 상업적이고 피상적으로 변해버렸다만, 저 시절 노벨상 수상작은 뭔가 다른게 있지 않았을까! 하고 dvd 구매를 포기한뒤 책을 찾아 읽어보려고 했는데... 책날개에 혁명기 독일의 세태를 아이의 눈으로 그린 문학작품이라는 소개에 식상하단 느낌이 들어서 그냥 도로 서가에 꽂아두고 잊어버렸습니다 -_-;

그러다가 우연히 들른 도서관 dvd 코너에 79년작 영화가 꽂혀 있는것을 발견했어요.
구매까지 고려했던 성장영화(?)가 손에 잡히니 그냥 별 생각 없이 보기로 했답니다.

영화는 1인칭으로 그려집니다. 주인공 오스카는 자신의 생을 리뷰하면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갑니다.
엄밀히 말하면 오스카는 독일인은 아니었습니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것은 오스카의 할머니 입니다. 할머니는 독일과 폴란드의경계가 되는 지역 태생이셨고, 그 할머니가 쫒기던 남자를 구해주고 그와 함께 살면서 딸을 하나 낳았고, 그것이 오스카의 어머니 아그네스가 됩니다. 오스카의 첫 회상 메시지는 '아 불쌍한 어머니' 라고 하는데 그 어머니를 사랑했던 남자들이 꽤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되는 어머니의 인생을 아우르는 대사가 아니었나 생각 되네요. 무엇을 풍자하고 싶었던건지 잘 알지 못하겠다만, 어머니는 당시 두 남자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고로 오스카는 어떤 사람이 아버지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출생하게 되죠.

스스로의 출생에 있어 무척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던 오스카는 어린시절 어머니가 두사람의 남자와 함께 희롱하며 생활하는 모습과 어른들의 세계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3살 이후로 성장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허나 만년 애로 살아가기로 결심했다고 해도 성장을 거부할수는 없죠. 화자로 그려지는 오스카가 독일 혁명기에 성장을 거부하고 성인의 생활양식을 습득해 나가는것을 청자에게 보여주는걸 보면서 성장을 거부한다 해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애쓰는 방식이 성장을 거부할만큼 환멸을 느꼈던 어른의 삶이라는걸 바라보며 실소를 금할수 없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자신이 환멸을 느끼며 바라보았던 어른들 보다 한층 더 비열한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제거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장하지 않는 자신을 도구적으로 활용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어머니가 자신을 이용해서 두사람의 남자에게 의탁했던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답습한것 같다는 기분도 살짝 들었구요.
 
보는 종종 불편한 장면들이 꽤 등장합니다. 장면 묘사 방식이 무척 마음에 안들었는데, 책으로도 이런 불편한 장면이 묘사 되었을까요?

영화의 말미, 격동의 십대를 살아온 오스카는 20살이 되어 성장을 바랍니다. 우연히 맞은 돌을 통해 주변사람들이 오스카가 다시 성장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런 작위적인 구성을 통해 작가와 감독이 드러나고자 했던 풍자적인 면모가 무엇이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스키마의 부재로 이것 말고도 풍자하고 싶었다던가, 비꼬아서 표현하고 싶었던 장면들을 파악하기 어려웠던게 아쉬웠습니다. 기껏해야 한 3~40%정도 그 비유를 이해했달까.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독일은 자신들의 민족주의로 세계대전을 일으킨것에 대해 뼈져린 반성과 함께 다시는 그런짓을 저지르지 않을것이라는것을 국제사회에 어필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면서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스미디어들에게까지 잘못을 인정하는 각도로 작품을 내놓고 있는데...

얼마전에 봤던 '콕핏' 이란 만화를 보면서 극우적인 민족주의자들이 다소 다혈질인 상대 세력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제국주의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방식의 하나로 일단 낮은 자세를 취하는 양식으로 저런 작품들을 만들었던건 아니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쓰다보니 생각나는데 원작자인 귄터그라스는 어린시절 히틀러 유겐트의 단원으로 활동했었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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