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로거 여행기 (낙안읍성)

미황사에서 내려와 버스를 탈 수 있는 첫 버스정류장 입니다. 당연하게도(?)슈퍼마켓이 정류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나왔는데, 완도가는 버스를 기다리시는 아주머니와, 슈퍼 아주머니와(생전 처음보는데)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수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주 화젯거리가 되어준 강아지. 빼빼 말랐네요 -_-;
버스기다리시던 아주머니 왈, " 저런것들도 외로우면 놀아주라고 빼빼 말라버린다니까 "
그에 비해 살이 통통하게 오른 닭들 =ㅅ=; 버스정류장 맞은편에 있는 식당에서 '촌닭요리(코스로 닭을 요리해줌)'을 하는데  쓰일 식재료였던가봐요.
아무튼 버스를 타고 2시간 걸려서 순천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사진은 순천 시내를 돌아다니는 버스들입니다.
초록색과 분홍색, 두개가 돌아다니는데..
두가지 색 모두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으로 도색을 해두었더군요.

시내버스를 관광버스처럼 보이게 마케팅이라. 캬.
다른 지역에서도 본받을법 한 시도라 생각됩니다 =ㅅ=.

예정대로라면 광주로 간 다음에 순천으로 가는 버스를 따로 타야 되는것인가? 했는데.. 해남에서 순천가는 버스가 바로 있더라구요.
버스요금은 10500원. 기사님이 새 버스를 뽑으셨나(?) 안락한 느낌이 드는 깨끗한 버스에 오른것 까지는 좋았는데... '아침'인데도 에어컨을 틀어놓으신 터라 와들와들 떨면서 버스에서 낑낑 잠이 들었습니다 -_-;

아무리 상쾌하게 일어났다고 해도 새벽 4시 기상은 무리였던듯 ^^;;;
버스를 타고 가서 터미널에서 '낙안읍성'으로 가는 버스를 찾았는데... ㄱ-; 켕.
지도를 보니 벌교에서 내린 다음에 찾아가면 훨씬 더 빨리 갈 수 있었는데 때는 이미 늦었나니.
흑.

아무튼 순천터미널에 도착해서 다시 버스를 타고 꾸물꾸물 낙안읍성까지 한시간이나 버스를 탔습니다. 흑.
허나 지루하진 않았어요 :)

주말이었던고로, 여행객+원주민(?) 외국인까지 복작복작한 버스여행을 할 수 있었거든요 ^_^ 
사진은 '밤 할머니'.
한창 낙안읍성을 향해 가는데 할머니 한분이 밤을 두푸대 + 가방 가득 담아서 뒷문으로 오르셨습니다.
앞에 있던 외국인의 한마디 "지쟈쓰"

뭐,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서 따오신 알밤을 보면서 흡족해 하고 계셨지요 =ㅅ=;
한참 버스타고 와글와글 하게 낙안읍성을 향해가다 '밤할머니 일행' 중 한분이 푸대자루 하나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급히 내리십니다.

푸흐흐.

여기서만 끝나도 무척 흥미로운 버스여행이었을텐데, 할아버지 한분이 목적지에 다다르셔서 버스에서 내리는데..
그만 저 사진에 보이는 가방의 어깨 끈에 걸려서 넘어져 버리셨습니다 -_-;;;

이때 외국인 관광객의 표정은 말 그대로 '썩어 나고'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승객들도 술렁술렁.
다행스럽게도 할아버지께서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으신듯 했고

그 사태를 바라보시던 '밤할머니' 앞쪽에 앉은 할머니께서는 툴툴대면서 한마디 하십니다.

'뭣하러 밤 그까짓거 따러 산에 올라가고 그래요'
'뭐.. 먹으려고 그랬지, 이런거 따다 놓으면 무척 흡족하고 기분 좋다오'
'노인네가 집구석에 얌전히 있어야지, 그까짓 밤 시장에서 3000원이면 입이 찢어지게 먹을수 있어요' -궁시렁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 생전 처음보는 할머니에게 심한소리를 했다고 생각하셨던지
'그래도 밤이 참 실하고 좋네요'
라고 바닥에 주저앉은 밤할머니를 풀어주십니다.

캬. 이런게 제대로 된 시골의 정이죠 ^_^ 버스여행이 아니었다면 이런거 못봤을거예요. 

자, 여기서부터 진짜 낙안읍성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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