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향수] envy me
친구들과함께 마트관광에 나섰다가 '여자들'이랍시고 향수코너에서 이것저것 시향하다가 제일 마음에 들었던 녀석이죠.
cucci의 envy라는 향수의 후속작 입니다.
envy는 무척 포말한 향입니다 -_-;
쉽게말해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은 소위 '독한향수'계열에 들어가는 향이죠.
뭐라까. 그니까 나이들은 분들한테 어울리는 느낌이 드는 향.
한데 envy me는 그런 envy의 향을 뒤집고 나왔습니다.
4년전, 그러니까 그 시즌으로 부터 시작된 향수 트랜드가 '가벼운 향' 이었거든요.(대표 주자는 안나수이의 돌리걸, 엘리자베스아덴의 그린티 등 -ㅅ-)
과일향 많고... 일반적으로 향수, 라 하면 떠올리던 무거운 이미지를 좀 더 가볍고 틴에이지한 느낌으로;
그 뒤 소위 명품이라는 향수 메이커에들에서도 트랜드를 읽고 서서히 과일향과 꽃향이 많이 들어간 가벼운 향수를 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시기에 출시된 향수가 저 envy me 였죠.
마냥 가볍지는 않습니다. 과일향과 꽃향이 느껴지긴 하는데 그래도 브랜드가 브랜드 인지라 발랄해서 날아갈것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적절한 TPO는 여성스러운 느낌이 드는 정장차림입니다.
비즈니스쪽의 협상 -_-; 에는 envy가 잘 어울리겠다만, envy me는 사무실 홍일점 아가씨가 쓰면 무척 잘 어울릴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물론. 아주 약하게.
가을이 시작되는 길목에 치마끝단에 뿌려봤습니다.
피부에 뿌리면 향수가 체향과 섞여서 시향지에 테스트 했을때랑 다른 향이 납니다. 피부에 뿌리면 향기 지속시간도 무척 오래가구요. (envy는 지속시간 8~9, envy me는 광고상 스펙으로는 3~4시간이라고 하는데, 제가 느끼기론 6~7시간 지속됐던듯, 그렇다면 envy는 대체 몇시간이나 지속되는 향이었던 걸까(...)
물론, 치마단에 뿌리면 걸어다니면서 팔락이는 치마덕에 향기도 쉽게 날아갑니다. 경험상.
복숭아 향이 퍼지는 느낌이 나는 정장계 향수였는데..
복숭아 향의 귀여움은 빠지고 정장스런 느낌이 많이 남았더라. 그럴법도 합니다. 4년 6개월동안 썻으니까요(... 향수는 시간이 지나면 그 향의 변질이 올 수 있으니, 2년 내로는 다써야 한다고들 하거든요.
과연.
보통 화장품 유통기한 있으니 때되면 버려라, 라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마케팅쪽에서 물건 유통을 위해 꺼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향기가 변해버린 향수를 보니,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좋네요.
달콤하고 가벼운 복숭아 향은 날아가 버렸지만, 그 아래 잠자고 있던 어른스런 향이 더 많이 나는것 같아서....
라스트가 탑이 되고 탑이 라스트가 되는 변화. 허허.
...아 웃기다. 유리병에 그냥 담아뒀을뿐인 향수가 발효과정을 거친것도 아닐텐데 향이 변했다니.
'상했다' 라고 생각해서 폐기할까, 하고 생각했다가 버린다는 행동이 향기에 담아놓은 '내 기억'의 가치가 부패되고 변질되었다, 는것을 인정한다는 느낌이 들어버려서 계속 쓰기로 했습니다.(쓸데없는 오기 -_-)
폐기는 못할거 같아요. 처음 마음에 든다, 해서 구입한 향수였으니까요. 아니 뭐 이리 적어놓긴 했어도 아직 달콤한 향이 느껴지는 좋은 봄/가을 향수니깐..뭐. 흐.
여성스럽고, 지적이고, 발랄하고, 약간은 화려한 아가씨들께 잘 어울릴것 같네요.(추천 연령대는 19~25)
잘 어울리는 계절은 초봄, 초가을.


